창업형 인간, 나중에 말고 '지금' 되어야한다

2023. 11. 16. 22:36Works

반응형

스스로 자처하는 스트레스

“제발 좀 편안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한 가지 일만 하고.” 전화 너머로 엄마의 당부가 들려왔다.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예술가처럼 살자고 고등학생 때부터 다짐해 왔다.대학생 때는 음악 동아리 활동과 학업, 전시와 공연, 직장인이 되어서는 회사일과 프리랜서 일, 전시와 개인 작업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나. (저도 마음 같아서는 하고 싶은 일 하나만 하고 살고 싶어요, 엄마.) 하지만 용기가 부족하고 사업을 할 배짱까지는 없는 존재에게 24시간은 늘 밥벌이와 원하는 삶을 위해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찼다. 항상 나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더 쓸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 사실 이런 식의 밀도는 운 좋게 하는 일이 '한 가지' 분야로 줄어들어도 여전할 것 같다. 성장하는 시간을 보낼 때 순간순간 행복이 찾아온다.

그러다 보니 자발적으로 스트레스를 생성하고 있다. 스스로 만든 일 구렁텅이에서 번아웃에 빠질 때도 있다. 가족들은 그렇게 살아서 돈이 되냐고 묻는다. 수익 여부를 따지기 전에,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기록을 이어가는 것은 근원적으로 나를 살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중 생활을 감당할 수 있었던 듯하다. 그렇지만 독일행을 앞두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해졌다. '언젠가는'이라고 마냥 머뭇거린 일들이 '꼭 해야 하는' 것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우선 책, 기록과 관련된 일을 계속 잇고 싶어서 서울에 있는 동안 필요한 기술을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늦었다는 생각 대신,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여기며 몰입하는 중이다. 그리고 한국어 블로그와 영문 블로그를 같이 꾸려나가면서 아카이빙과 글쓰기를 멈추지 못하도록 장치를 걸어두었다. 여기에 언어학습 앱(Busuu)과 독학책으로 독일어 공부까지 더해졌다. 왜 이런 고생에 확신을 하는지 가만히 스스로를 들여다본 적이 있다. 삶이 팽창할 수 있는 기회는 물질적인 가치를 뛰어넘는다. 영어로 세계가 한번 넓어졌지만, 독일어가 넓혀줄 또 다른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살아있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낯선 세계를 너르게 품고 싶다. 이렇게 독일로 향할 결심은 마치 코로나가 세상을 뒤집어엎은 것처럼 나의 세계를 전환시켰다.

이제는 돌아설 곳이 없다. 환경이 바뀌어도 이어갈 수 있는 나의 일을 키워내야 한다. 단지 창작과 몰입을 즐기기만 하던 사람에서 '창업형'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라이프해킹스쿨에서 진행중인 [창업형 인간 되기 5일 프로젝트]의 2일 차. 오늘은 최소의 자본을 투입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기본 공식에 대해서 배웠다. 창업을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인생 실험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수요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적절한 수단으로 검증하고, 프리뷰 단계로 미리 팔아보며 성공 가능성을 가늠한 뒤, 뭔가 잘못되었다면 부담 없이 그만두고 또 새로운 실험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이어가는 것.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가능한 건지,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우리는 지금껏 창업이 너무나 위험하고, 정말 될 놈만 되는 그런 분야로 들어왔으니까. 선생님이 첫 시간에 하신 말씀이 있다. "자신이 고상한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예술가의 삶을 동경해 왔고, 돈을 따지는 건 거부감이 먼저 드는 성격이지만 이제는 그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고? 당장 돈 벌고 살아야 하니까! 

 

A Laptop on the Desk
(c)2023. chaelinjane All Right Reserved

 

 연습! '미리 팔아보기' 시나리오

아직 서툴고 식견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누구나 처음이 있기 마련이니까 작은 훈련을 해보려고 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함께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지금부터 두 가지 상품에 대한 판매 시나리오를 대략적으로 작성해 볼 것이다. [가설 - 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 - 미리 팔아보기 - 반복/확장]의 큰 흐름을 따라 시나리오를 적어보자. (본 활동은 라이프해킹스쿨 블로그 챌린지와 관련된 활동임을 명시한다.)

 

1. 자율 주행 로봇 청소기

사용 방식: 로봇이 24시간 ON되어 있고, 바닥의 청결 상태를 주기적으로 스스로 체크하여 자동으로 청소하는 청소기 제품

<나의 시나리오>

가설: 맞벌이 부부, 자영업자 혹은 잦은 청소가 힘든 노령층의 수요가 있을 것이다.
구현 기술: 제품 사진 촬영, 실제 사례가 담긴 동영상 제작, 판매 페이지 등록, 마케팅
미리 팔아보기: 맘 카페, 30대 직장인 커뮤니티 활용하여 한 달간 한정 수량 판매
반복: 주부 인플루언서나 시니어 유튜버 협찬 등의 방식으로 제품 홍보, 시니어 관련 행사 부스 참여

우선 나는 이 자율 주행 로봇 청소기가 필요한 대상으로 맞벌이 부부와 자영업자, 노령층의 3 분류를 타깃으로 삼았다. 구현 기술로는 제품의 퀄리티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줄 제품 사진 촬영 기술, 삼인방의 사례와 작동 원리 등이 담긴 동영상 제작 편집 기술, 그리고 상세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온라인 스토어 페이지에 등록하는 기술, 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기술을 꼽았다. 상품을 등록한 후, 집에 새 상품 박스를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수량으로 먼저 맘 카페나 30대 직장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한 달 동안만 한정 수량을 판매해보고 싶다. 추후에 주부 인플루언서나 시니어 유튜버 협찬 등의 방식으로 제품을 노출시키거나 시니어 관련 행사 부스에 참여해서 제품을 프로모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2. 동화 창작 앱

사용 방식: 모바일이나 태블릿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동화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앱 서비스
서비스 방식: 동화의 배경 이미지가 쭉 리스트로 나오면 원하는 배경 선택 -> 원하는 캐릭터 선택 -> 캐릭터 위 말풍선에 직접 원하는 문구 넣기 등 동화 장면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앱 서비스

<나의 시나리오>

가설: 어린 자녀를 둔 가정, 혹은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창작 체험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다.
구현 기술: 앱 개발, 앱 디자인, 디자인 소스(일러스트), 마케팅
미리 팔아보기: 어린이 도서관의 동화책 관련 행사에서 동화 창작 앱 홍보 및 현장 앱 판매 유도, 교육 현장에서 수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 
반복: 만든 동화책 실물 구현 및 사용자 자체 디자인 소스 활용까지 넓혀서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사업 확장, 동화 콘테스트 열어 사용자 참여 증대


이 동화 창작 앱에 관해서는 2가지 타겟층을 가설로 세웠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로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즐기는 창작 체험 활동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한 구현 기술로 앱 개발 능력, 앱 디자인 능력, 소스가 될 일러스트를 그리는 능력, 그리고 마케팅 능력을 꼽았다. 우선은 어린이 도서관에서 열리는 행사들을 열심히 살펴보고 동화책 관련 행사가 있을 때 동화 창작 앱 홍보라든지 현장에서 앱 판매를 유도해 볼 것 같다. 할 수 있으면 행사와 연계된 데모 버전을 빠르게 만들어(동화 1~2컷 정도) 그날 현장에서 직접 사용 방법을 보여줘도 좋다고 생각한다. 혹은 유치원이나 교육 현장에서 수업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끔 홍보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수요가 조금씩 보인다면 사용자가 만든 동화책을 실물로 제작해 준다든지, 사용자의 그림체를 그대로 활용해서 보다 다양하고 개성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앱을 확장해 나갈 것 같다. 콘테스트 등으로 사용자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브랜딩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창업형 인간이 되는 작업의 기초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나의 사고 구조가 어떤 식의 변화를 겪을지 기대된다. 3일차 교육을 향해 나아가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