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과 개인 작업의 시간 관리

2022. 1. 29. 02:17Works

반응형

5일간의 명절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문득 작년 설에는 뭘 했을까, 궁금해지네요. 기록을 찾아보니 특별한 일은 없었고 사진전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관계에 대한 긴 생각 정리를 하고 있었지요. 2월을 시작으로 그 뒤에도 계속 바쁘고 혼란한 시간을 겨우 소화해내며 지냈습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일정이 삶에 생겨난 해였고, 체력과 정신을 다스리느라 버거웠고 그런 측면에서는 아쉬웠던 해였습니다.

그랬던 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원하는 대상으로부터 중요한 존재가 되지 못할 때 유독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편입니다. 회사와 개인적인 상황 속에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작년 한 해가 끝날 때까지 또렷한 해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 상태를 언어로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있는 순간조차 말을 잃은 사람처럼 속 시원히 이야기를 하지 못했었네요.

 

 

우리의 삶은 읽어야 할 책이 흩어져 있는 책상과 비슷하다 / ⓒ2022. Chaelinjane All Rights Reserved

 

 

시간 관리를 위해서는 방향만 확인하고 시간을 잊어야 한다

 

결국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오만한 망상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가야 할 것 같은 방향」으로 얼굴을 들고 일단 걷기로 했습니다. 지금 레벨에서 해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어떻게든 경험치를 더 만들어야 했습니다. 행동에 집중하니 시행착오와 작은 완성이 에피소드처럼 지나가더군요. 회사에서의 역할이 조금 더 명료해졌고 그래서 업무에도 애착이 생겼습니다. 번역 작업을 할 때는 그 글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정을 이입하고, 사진 작업을 할 때도 그때의 상황과 주제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았지요. 시간을 인식하면 마음속에 있는 다른 할 일들과 걱정이 떠올라서 집중이 흩어졌습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당혹감, 이 일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몰입' 밖에 없었습니다. 힘에 부칠 때는 잠에 몰두하고,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는 죄책감 없이 가벼운 게임에 마음껏 몰입하고, 교정 운동을 할 때는 척추와 골반을 감지하는 데에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개인적인 휴식 시간을 가지면 가장 먼저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랐고, 당연히 러닝 타임 동안 최선을 다해 몰입했습니다. 24시간 중 듬성듬성 몰입했던 순간이 가느다란 선 위에 '굵은 점'처럼 느껴졌어요. 1월 한 달을 돌아보니 그 점들이 리듬을 형성하며 삶에 또 다른 루틴을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간 관리 기술을 익히기 전에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는 것'부터 마음을 써볼 일입니다.

 

 

 

<몰입을 위해 생각해 볼 것>

 

1. 선호하는 작업 환경 떠올려 보기

-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장소 혹은 완전한 개인 공간

- 적당한 소음 혹은 완전한 적막

- 익숙한 장소 혹은 새로운 장소

- 작업 환경은 몰입해야 하는 일에 따라 다를 수 있음

 

2. 육체와 정신의 피로도 인식하기

- 자신의 컨디션을 인지하는 것이 첫 걸음

- 감당해야 하는 일의 분량을 해당 컨디션이 가능한 만큼으로 나누기

- 도저히 컨디션이 안 올라오고 우울한 기분마저 든다면 과감히 놓고 푹 쉬기

- 평소 컨디션이 좋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정하기

 

3.  비생산적인 몰입 선물하기

- 시간 낭비라고 느껴졌던 활동에 몰입하기

- 일도 뭐도 다 하기 싫을 때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들

- 사소한 몰입 경험은 소중하다

 

 

'무아지경'의 방식을 이용해 그동안 시간과 기력이 없어 다루지 못했던 작업들을 명절 연휴 동안 조금씩 성취해볼 생각입니다. 번역 작업 1건과 작품 포트폴리오 사진 편집 작업 1건, 사진전 준비 2건(+여름 즈음 1건)이 남아있습니다. 마감 기한을 바탕으로 당장의 집중과 기운이 필요한 정도를 따져보자면 1:7:2 정도. 내일 아침이 되면 교정 운동으로 몸의 컨디션을 올리고, 작업들을 단계 별로 나누는 작업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사실 사진 작업과 전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한 달 내내 부담스럽고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불안에 바들바들 떠는 대신 회사에서는 일에 몰입하고 집에 와서는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 피로를 푸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본인의 게으름과 엄살을 믿는 것에도 배짱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여유는 이전에 다양하게 집중했던 시간 덕분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디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