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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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맛집∙기념품∙가볼곳] 시부야 산책 코스 추천! 여유로운 자연과 번화가를 동시에 즐기는 법
한국보다 겨울이 한 발 늦은 도쿄에서 미처 누리지 못한 가을 정취를 눈에 담는다. 일본에 서너 번 와 본 게 전부 봄과 여름뿐이라 도쿄의 늦가을-초겨울 풍경은 처음이다. 바쁜 틈새로 연말에 마련한 2022년의 휴가. 예전에 오랜 친구와 도쿄에 처음 왔었다. 그때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일본을 처음 만끽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친구가 결혼 소식을 들려줄 때쯤 나는 오래 만나던 사람과 각자의 길을 갔고, 주말에 근무하는 일을 할 때라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렇게 몇 번의 타이밍이 엇갈리다가 우리는 영영 먼 사이가 되었다. 친구와의 마지막 여행지가 되었던 도쿄. 그래서 그동안 도쿄를 떠올리면 마음이 무언가 저릿해졌다. 휑하니 사라진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나 지금 어디게!" "도-쿄-! 나..
2023.06.18 -
[도쿄/카페] 후글렌(Fuglen), 커피를 물고 일본으로 날아든 노르웨이 새
시부야에서 맞이하는 토요일 아침. 햇볕이 들지 않는 오래된 목조 주택에서 한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5시간 스탠딩 공연을 만끽한 MUTEK TOKYO의 여파가 몸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었다. 이번 도쿄 여행의 목적은 MUTEK을 경험하는 것이었지만, 낮 시간은 도쿄 그 자체를 즐기는 데 쓰기로 했다. ▼ MUTEK TOKYO 2022 후기 다시 읽기! [공연] 일렉트로닉, 감각의 경계를 허물다 MUTEK JP 뮤텍 도쿄 2022 (1) 시간은 평평한 모래사장입니다. 어느 한 곳에 빈 구덩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 모래를 쌓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 모래 알갱이와 바닷물이 뒤섞여 다시 원래 상태로 되 www.privateparadise.org [공연] 일렉트로닉, 생각의 경계를 허물다 M..
2023.04.28 -
[공연] 일렉트로닉, 생각의 경계를 허물다 MUTEK JP 뮤텍 도쿄 2022 (2)
자정이 넘은 캄캄한 밤, 도쿄에서 열린 MUTEK 금요일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적인 앰비언트로 시작해 숨 막히는 하드코어 테크노까지, 일렉트로닉 세계를 다양하게 여행한 밤이었다. 낯설지만 상상 그 이상이었던 공연은 12월의 얼어붙은 밤공기를 뜨겁게 녹여냈다. 5시간가량 이어진 스탠딩에 몸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연료를 태운 열기구처럼 자꾸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두꺼운 외투를 벗자 어깨와 목덜미에 갇혀 있던 뜨거운 공기가 공중으로 날아간다. 숙소로 돌아가는 언덕,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있는 소년 무리를 마주쳤다. 밤을 긁는 날카롭고 거친 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진다. 늦은 밤 시간을 한낮처럼 쓰며 넘어지고, 엎어지고, 어디 하나 크게 부러질 것 같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는 소년들..
2023.04.16 -
[공연] 일렉트로닉, 감각의 경계를 허물다 MUTEK JP 뮤텍 도쿄 2022 (1)
시간은 평평한 모래사장이다. 어느 한 곳에 빈 구덩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 모래를 쌓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 모래 알갱이와 바닷물이 뒤섞여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모든 것이 덮인 표면, 뒤돌아보면 시간은 그런 식으로 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도쿄에서 보내는 나흘 간의 가벼운 시간을 위해 다른 날들을 묵직하게 보냈다. 금요일 오전 8시에 떠나는 비행기라 전날 퇴근 후 마감 작업을 정리하고 짐을 다 챙기고 나니 새벽 2시. 세 시간 후에 다시 일어나 공항으로 향했고 도쿄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절해 잠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수고스럽고 피곤하게 일본행을 강행한 이유가 있다. 12월이 될 때까지 휴가를 잘 참아왔고, 단순한 휴가가 아닌 독특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이 시간을 쓰고 싶다..
2023.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