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의 도구] 디지털로 담아내는 필름 사진, 후지필름 Fujifilm X-Pro 2

2022. 3. 26. 01:30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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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나는 운명처럼 후지필름 X-Pro 2를 만났다. 이 카메라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처음 샀을 때나 지금까지나 변함이 없다. 바로 <필름 사진을 디지털로 무한히 찍는 기분>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클래식한 외형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너무나 근사하다. 약간의 첨단 기능이 가미된 필름 카메라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 당시 X-Pro 2 바디와 표준 렌즈(XF35mmF2)를 같이 구매하는 가격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 비용에는 앞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필름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할 만큼 매력적인 카메라다. 아래 두 가지는 내가 이 카메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피사체를 직접 바라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멀티 뷰파인더

    X-Pro 2에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기분이 드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전자식(EVF, Electronic View Finder) 뿐만 아니라 광학식 뷰파인더(OVF, Optical View Finder), OVF를 메인으로 아래에 소형 EVF창을 동시에 보여주는 전자식 레인지파인더(ERF)까지 가능한 멀티 뷰파인더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과 기계가 해석한 이미지를 균형 있게 확인할 수 있다. 광학식과 전자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사진 찍는 사람의 필요를 정확히 읽어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면부에 있는 레버를 이용해 빠르게 뷰파인더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입맛대로 필름 색감을 구현하는 필름 시뮬레이션

    기본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프로비아(스탠다드), 클래식 크롬, 아스티아, 벨비아, 프로 네거티브 하이, 프로 네거티브 스탠다드, 아크로스(흑백), 모노크롬(흑백), 세피아 색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라이트, 섀도우, 색 농도, 샤프니스 등을 세부적으로 조절해 최대 7개의 사용자 필름 시뮬레이션을 저장할 수 있다. 나도 Kodachrome, Superia, Pro400H 등의 필름 색감을 비슷하게 구현해 따로 저장해 두고 가끔씩 꺼내서 사용하고 있다. 나는 후보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다. 원하는 필름 느낌을 사진 촬영 전에 미리 세팅해두고 찍을 수 있어서 마치 필름을 넣고 촬영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디지털의 달콤한 측면만 쏙속 취하고, 나머지는 오래된 환경으로 돌아간다. 일을 할 때는 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동 초점(Auto Focus) 렌즈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어떤 렌즈보다 오래된 필름 렌즈로 찍는 사진을 가장 좋아한다.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필름 렌즈들은 요즘 시대 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손이 많이 가고 느리다. 이렇게 나는 '디지털 파일로 기록한다'는 점만 빼고는 X-Pro 2를 거의 필름 카메라처럼 사용하고 있다. 1888년에 코닥이 '버튼만 누르면 나머지는 알아서 다 해준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는 슬로건을 내걸며 등장했다면 나는 그 반대의 입장이라고 할까. 코닥의 광고문구를 빌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디지털로 기록하면서 필름 카메라인 척해줘.
나머지는 알아서 할게.
(You pretend to be a film camera recording digitals, I do the rest.)



후지필름 X-Pro 2 카메라와 필름 렌즈들 / &amp;copy;2022. Chaelinjane All Rights Reserved



    사진은 나에게 수입을 가져다주는 '일'이기 전에, 기록이자 치유의 수단이다. 세상 곳곳을 다니며 평온한 장면을 채집하고, 우연을 기다리며, 때로는 초점을 맞추기 위해 오랫동안 숨을 참는 등 사진 한 장을 ‘애써서 그려냈을 때’ 깊은 행복감을 느낀다. 인물 사진이나 풍경 사진 등 어떤 장르를 가르기보다는 그저 우연이 구성하는 장면을 사랑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여행'할 때의 마음 상태 그대로 사진을 대하고 있는 것 같다.

    사진을 ‘천천히 그리는 방식’으로 접근할 때 가장 유용한 렌즈가 바로 필름 렌즈다. 이 렌즈로는 셔터를 절반쯤 누르면 알아서 정확한 초점을 맞춰주는 편안한 기술을 누릴 수 없다. '그냥 오토 포커스 렌즈를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마다 수동 초점 모드로 전환해서 쓰는 게 편하지 않나?' 하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 나도 그렇게 해보며 최대 효율을 끌어내려 시도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편리한 기능이 배제된 상태와 언제든지 마법 같은 기능을 끄고 켤 수 있는 상태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속한다. 뚝딱뚝딱 쉽게 찍히는 사진이 중요한 상황도 많다. 대신 치트 키를 아예 쓸 수 없는 환경에서 정직하고 숨 막히게 그려가는 사진에는 아득하고 어렵고 매혹적인 모험이 들어 있다. 나는 최대한 그 상황에 놓여 있기를 바라며 카메라를 든다.

    편리한 기능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허용된 것이기에 누군가 같은 카메라와 같은 렌즈로 같은 장소에서 찍을 경우 결과물이 굉장히 흡사할 확률이 높다. 반면, 필름 렌즈를 사용하면 사람의 손을 거치는 변수가 추가되기 때문에 그만큼 결과물이 유일무이해진다. 나처럼 제조사가 다른 필름 렌즈를 어댑터를 이용해 사용하는 경우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경험할 수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필름 렌즈들은 준망원렌즈인 Fujinon EBC 135mm f3.5, 표준 화각에서 조금 더 준망원에 가까운 Olympus G.Zuiko 50mm f1.4, 토이 카메라 느낌이 물씬 나는 7 Artisans 25mm f1.8이다. 이 렌즈들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마련해두었다.

 

[기록자의 도구] 내가 사랑하는 필름/수동 렌즈들(후지논, 올림푸스, 7장인)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제 카메라 '후지필름 X-Pro 2'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내가 X-Pro 2 미러리스 카메라에 기대했던 부분은 의 역할이었고, 지금까지 크게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MF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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