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카페/물금카페] 사람과 마을을 생각하는 바른 카페, 소소서원

2022. 4. 21. 22:30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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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일이 있어 양산에 갔다가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카페 한 곳에 들렀다. 낯선 카페는 그 자체로 여행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마침 노트북도 챙겼으니 글도 쓰고 밀린 작업을 정리하고 싶었다. 집에 오기 전 다른 곳에 들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 커피 맛은 물론이고 특별한 공간에 머물렀으면 했다. 그러다 물금에 있는 한 카페를 발견했다. 좋아하는 카페 브랜드의 바리스타 한 분이 소소서원 카페 계정을 팔로우를 하고 있어 왠지 더욱 신뢰가 갔다. 카페 그 이상의 공간과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곳, 양산 물금 카페 <소소서원>을 소개한다.


소소서원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신주5길 4-13
영업시간 : 화-일 10:00 ~ 21:30


 

양산 물금 카페 소소서원



    평일 오후 3시, 조용할 거라 생각했던 외곽의 카페는 손님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했다. 평일 이 시간에 나와 본 적이 까마득한 직장인이라 이런 풍경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마침 벽에 붙은 바 책상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창 밖으로 한옥 스타일의 돌담이 시야를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정갈한 무드를 선사한다. 노트북을 펼치고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커피를 자리로 가져다주셨다. 커피를 주문할 때 신맛과 고소한 맛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고소한 원두로 정했다. 진한 풍미의 커피 맛이 정말 좋았다. 커피를 안 마신 지 꽤 오래된 상태였기 때문에 한 모금마다 입에 찰싹 달라붙는 기분이 탁월했다.


양산 물금 카페 소소서원 내부


    작업에 집중을 하다 보니 손님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마침내 공간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사진으로 담을 기회를 얻었다. 씩씩하게 성장한 드라코가 비어있는 천장 공간을 향해 자라나고 있었다. 3층으로 지어진 이 건물에는 뻥 뚫린 보이드(Void) 공간이 있다. 2층은 임대주택으로, 3층은 사장님 부부가 지내는 공간이라고 한다.

 



    소소서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은 커피를 매개로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오신 분이라고 한다. 이전에 '소소봄'이라는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마을의 공공공간으로 이용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셨다고. 조금 더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건축을 결심했다고 한다.

    공공공간으로 쓰일 수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1층의 사방을 유리로 두르고 안과 밖이 통할 수 있는 설계로 실현이 된 모양이다. 1층 한편에는 이용자들이 기증한 도서가 진열되어 있는데, 그중 사장님께서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험을 담아 출판한 책들이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사회복지를 꿈꾸는 이들이 이 공간을 마주한다면 얼마나 가슴이 뛰고 설렐까.

양산 물금카페 소소서원 쌀튀밥 강정

 

    커피를 마실 때 함께 내어주신 쌀 튀밥 강정이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조x퐁 맛을 이렇게 맛있게 재현하다니요!) 회사 동료들과 나눠먹으려고 두 봉지를 사 왔다. 카페 입구에서 판매 중이며 한 봉지에 3,300원(2022년 4월 기준)이다.

    퇴근 시간이 겹치기 전에 부산에 도착하기 위해 두어 시간쯤 머물다 일어났다. 정신없이 작업만 한 것 같아 아쉽지만 다음에 방문할 때에는 책을 읽으며 여유롭게 머물고 싶다. 사람과 마을을 생각하는 바르고 멋진 카페, 양산 물금의 소소서원에서 만끽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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